26/12/2015 글래스고 다녀온 날. 2015-2016 겨울 여행

아침 7시 30분 버스를 타고 글래스고에 도착했다.
글래스고는 에딘버러보다 신식 건물들, 큰 건물이 많은 느낌이었다.
알고보니 버스역에서 가까운 곳에 바로 뷰캐넌 스트리트가 있었다. 스코틀랜드의 명동이라는 곳..

아침부터 가게에 사람들이 있어서 신기했는데 알고보니 오늘이 바로 박싱데이였다!
우리는 딱 맞는 시간에, 딱 맞는 도시에 도착한 것이었다. ㅋㅋ

신나게 탑샵부터 구경을 하고, madewell인 줄 알고 잘못 들어간 브랜드샵에서 긴 파카를 구매했다.
평소같으면 고민만 하다가 결국 피곤하고 지쳐서 못샀을텐데, 
오늘은 박싱데이이기도 하고 스스로 '이럴 때 사야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조금 고민하다가 바로 샀다. 
알고보니 영국 브랜드였고, 글래스고 기반(?)인 것 같기도 하다. 
영국 브랜드 의류를 사고싶었는데 다행이었다!

그렇게 샵에서 샵으로 구경을 했다. 
어제 에든버러에는 관광객들 뿐이었는데.. 오늘은 크리스마스를 지낸 사람들이 쇼핑을 하러 거리에 다 나와있었다.
특히 청소년들이 많이 보였다.

(잠깐의 우산 에피소드는 자체검열로 삭제. ㅋㅋ)

그리고 글래스고 켈빙그로브 박물관과 전날 검색한 글래스고 맛집에 가기 위해 지하철을 탔다.
서브웨이는 정말 서브웨이였다. 메트로가 아닌ㅋㅋ 
그런데 생각보다 노선도 짧고 열차길이 자체가 굉장히 짧았다.
사람도 별로 없고. 좌석도 춘천행 아이티엑스처럼 양쪽으로 길게 앉는 아담하고 귀여운 지하철이었다.

Headhill역에 내리니 아까의 글래스고와는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에딘버러와 비슷한 느낌의 옛 도시..
그런데 더 짙은 황토-고동색의 건물들이 눈에 띄었다. (에든버러가 좀 더 밝은 베이지 빛이라면)
맛집은 문을 닫았다. ㅠㅠ 결국 피하려했던 이탈리아 음식점에서 점심을 먹었다.
다행히 깔끔하고 맛있고. 직원들도 친절했다.

그리고 글래스고 대학 주변과, 켈빈그로브 공원을 지나 뮤지엄 앞에 도착했다.
그런데 뮤지엄은 박싱데이라서 휴관이었다! 
이럴수가.. 그걸 깜빡하다니.

그렇게 다시 뷰캐넌스트릿으로 지하철을 타고 돌아왔다.
캠퍼에서 사려고 했던 신발을 신어보고.
모양은 예쁜데 여성용은 형광핑크가 덧대어져있어서 고민하다 
결국 Y언니가 샀던 워커를! 그 비싼 워커를 지르게 되었다.
말 그대로 질렀다. 깔창까지 샀다가 나중에 이건 아닌 것 같아서 환불했다.

그리고 검색해두었던 카페에 갔다! 
드디어 티룸에서 홍차를 마시게 되었다. 티팟에 홍차가 담겨 나오고, 작은 우유병도 같이 나왔다.
그리고 스콘 대신 예쁜 컵케익들을 시켰다. 
분위기도 역시 참 좋고, 티와 케익도 맛있고, 여기서 J와 꽤나 깊은 이야기들을 많이 했다.
각자의 사춘기와, 엄마아빠와의 관계와, 각자의 친오빠에 대해서.. 
그런데 나중에 내가 너무 우리 가족의 치부(?)에 대해서까지 얘기한 것 같아 조금 후회가 되기도 한다. 
아무리 내 가족의 이야기라고 해도 엄마나 오빠는 그 이야기가 남들에게 이런 식으로 알려지는 것을 원치 않았을 것이다. 앞으로는 분위기에 휩쓸려서 이런 말까지는 하지 말아야지. 나 자신에 대한 이야기도 아니고 우리 가족의 가장 아팠던 기억이니까. 이건 정말 엄마에게 가장 아팠던 순간일 것이니까. 



스코틀랜드의 식당이나 상점 직원들은 대체로 친절하다. 우리같은 관광객들에게도!
그리고 잘생기고 예쁜 직원들이 자주 보인다. 특히 해리포터를 닮거나 약간 순박하게 생긴(?) 그러나 까리한(?) 사람들이 보인다. ㅋㅋ
검은 눈썹, 검은 머리에 흰 얼굴, 파랑/초록 눈동자를 가진 사람들이 많다.

젊은 여자남자들 패션도 내 스타일이다!
좀 어른들 옷은 파리가 더 멋있는 것 같지만..

역시 내가 영국에 너무 환상을 갖고 있나?



다시 버스를 타고 에딘버러에 도착했다. 
합리적인 것도 중요하지만 나 혼자가 아니니까.. 인내심을 갖고 말과 마음과 행동을 지혜롭게 할 수 있도록.

내일은 투어를 시작한다.